개인 역량따라 공정한 보상
IMF 외환위기를 전후로 지난 3∼4년간 많은 한국 기업들은 연공서열 중심의 기존호봉제 대신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서구식 능력성과급 제도인 연봉제를 도입중이다. 최근에는 벤처기업과 정보통신기업 등을 주축으로 주식을 통한 보상, 즉 스톡옵션과 같은 보상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경영기법이나 제도가 소개되면 유행처럼 번져서 서로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경향이 있듯이 연봉제 확산도 그러한 양상을 보여 왔다. 일부 국내 은행들은 정부 주도로 진행된 구조조정계획의 일환으로 등을 떠밀리다시피 연봉제를 도입했다.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정착시키고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인사제도는 단순히 금융기법과 같은 기술적 도입이 되어서는 안된다. 기업목표와 경영전략의 달성을 지원할 수 있고 기업문화에 적합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직무급의 발달
국내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연봉제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직무분석과 직무평가를 통해 각 직무의 가치를 산정하고 이에 따라 직무등급을 개발한 후 각 등급에 대한 급여의 최저값과 최고값, 그리고 중간값을 설정하여 운영 관리하는 이른바 직무급 체계이다. 직무분석을 할 때에는 직무 수행자를 직접 관찰하거나 설문지를 배포
해 직무 행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인터뷰를 실시한다. 직무분석 결과로는 각 직무에 대해 직무기술서를 만들어 낸다. 직무기술서는 직무급의 근간으로 구체적인 업무 내용,직무 수행에 필요한 요건 등으로 이뤄져 인력의 채용부터 급여 산정 등 모든 인사전반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직무 내용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계속적인 개선과 수정을 필요로 한다. 직무기술서를 바탕으로 직무평가를 하는 방법에는 서열법, 비교법, 분류법, 요소법, 점수법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점수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직무평가의 가장 큰 목적은 회사에 존재하는 직무들의 상대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에 따라 순서화하고 등급화함으로써 직무에 따라 급여의 차이를 두는 것이다.
●성과에 따른 급여인상
직무 가치에만 의존한 급여의 차별화는 직무 수행자의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상대 직무의 가치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회사의 성과는 직원이 만들어 내며 직원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직원이 창출해 낸 성과를 직접적으로 개인의 급여인상에 반영한다. 또 같은 평가 등급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급여 위치에따라 인상률을 달리 하는 등 점진적인 개선이 이루어진다. 최근 총체적 보상의 개념으로 기본급, 인센티브, 제 수당, 주식에 의한 보상 등의 현금 및 현물 급여뿐만 아니라 직원의 생활 수준 증진과 지원을 위해 제공하는 복리후생이나 사회보험, 교육, 업무,환경 등도 보상으로 볼 수 있다.
●브로드밴딩(Broadbanding) 보상요소의 변화
전통적인 직무급은 직무 가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사업이 복잡해 질수록 새로운 직무들이 생겨났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 직무 등급의 수도 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수가 늘어날수록 관리상의 어려움이 나타났고 각 등급의 급여 수준의 차이가 줄어들며 중복되는 부분이 커지게 됐고 조직 경직성의 한계성이 드러났다. 브로드밴딩은 이렇게 늘어난 직무등급의 수를 줄이는 대신에 각 직무등급의 급여 폭을 크게 넓혔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직무급에서처럼 높은 직무등급으로 이동하는 승진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공헌도를 중요시하고 개인의 역량 발전에 따라 역할의 범위와 중요도가 확대되는 수평적 이동을 중요시하게 됐다. 이에 따른 보상도 브로드밴드의 넓은 급여 폭에 의해 충분히 지급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의 역량에 따른 유연한 보상체계
현재 전통적인 직무급을 운영하는 외국기업을 보면 일반적으로 20∼30여 개 정도의 직무등급을 갖고 있다. 반면 브로드밴딩을 도입한 회사는 5∼6개 정도의 등급이나 범위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직무급에서는 각 직급의 최소 급여와 최고급여의 폭이 20∼50% 정도인데 반해 브로드밴딩에서는 100∼200% 정도의 폭을 유지한다. 브로드 밴딩에서는 굳이 상위 직무등급 승진할 필요 없이 현재의 밴드에서 개인의 역량을 꾸준히 개발하고 회사에 대한 공헌을 극대화한다면 거기에 따르는 공정한 보상을 보장한다. 즉 보다 높은 가치의 직무등급을 획득함에 따라 보상 수준이 높아지던 것에서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대해 개인의 역량 개발을 기반으로 보상하는 유연한 조직을 전제로 하고 있다. 주의깊게 볼 점은 전통적 직무급의 직무등급은 일반적으로 한국기업이 갖고 있는 연공에 근간을 둔 급호나 직급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무등급은 비슷한 가치를 가진 직무들을 하나로 묶어 급여수준을 결정하고 관리하는 방법일뿐 지위의 고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브로드밴딩의 종류
브로드밴딩은 브로드 그레이드(Grades)와 커리어 밴드(Career Bands)로 구분한다. 브로드 그레이드는 브로드밴딩의 형태이지만 운영방식은 예전의 전통적인 직무급에서의 관리방식을 유지한다. 즉 각 등급의 최저급여, 최고급여, 평균값 등을 설정하고 개인의 성과에 따라 차등 인상한다. 브로드 그레이드의 각 등급은 개인의 역량이 아닌 전통적 직무급의 직무평가요소와 비슷한 평가요소로 새롭게 정의된다. 차이점은 전통적 직무급의 많은 수의 직무등급을 작은 수의 등급으로 통합하고, 개인 성과에 따른 급여 상승의 기회를 예전보다 더 많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단 개인의 역량이나 능력개발이 고려되기는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개인 성과에 더 큰 관심을 둔다. 하지만 직무등급의 수를 대폭적으로 줄임으로써 예전에 복잡한 임금관리 체계를 단순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 할 수 있다. 기존에 중시되던 직무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노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 커리어 밴드도 브로드밴딩의 하나로써 그 형태는 브로드 그레이드와 비슷하지만 개인의 역량 발전을 기반으로 한 경력개발 체계를 급여 밴드에 반영한다. 커리어 밴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력개발체계를 수립하고 각 단계별로 필요한 개인의 역량을 정의하며 역량을 기반으로 한 직무평가요소를 가지고 기존의 직무등급에 대해 새롭게 직무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0-03-03 20:23:06 인사및교육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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